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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전주예수병원 ‘외국인 노동자 진료센터’
- 작성자 :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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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02
"고통까지 함께해야 진정한 이웃"
▣ 매 체 : [한국기독공보] http://www.kidokongbo.com/
▣ 일 시 : 2004년 1월 31일 아름다운 세상/전주 예수병원[특집]
▣ 내 용 :
객지 생활 중 갑자기 아프다거나 혹은 아파도 돌봐 줄 사람이 없다면 그만큼 서럽고 슬픈 일도 드물 것이다. 하물며 고향을 떠나 머나먼 타향에서, 힘든 노역으로 몸도 마음도 성치못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총회 산하 전주예수병원(이사장:김종채, 원장:유봉옥)이 운영하는 '외국인 노동자 진료센터'는 바로 이러한 이들을 위해 설립됐다. 강제출국의 위기에 처한 불법체류자들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신분상의 이유로, 산업연수생들은 박봉에 시달려 아파도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한다는 현실을 감안해서 의료혜택의 길을 터줌으로 서러움을 달래주자는 의미였다.
진료센터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진료에서부터 치료, 심지어 수술까지 일절 돈을 받지 않고 모든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개설 1주년을 맞이한 지난 25일 현재까지, 의료센터를 거쳐간 근로자는 1백50여 명으로 진료건수는 6백건, 입원 치료는 30명, 수술 받은 환자가 15명에 이르고 있을만큼 호응도가 꽤 높은 편이다.
진료센터 윤채식 소장(마취통증의학과)은 "센터가 위치한 전북지역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근로자들이 찾아온다"며, "그러나 찾는 발걸음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동안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진료센터는 본교단 전주근로자선교상담소(소장:정인환)가 운영하는 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와 공동으로 복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외국인선교센터를 방문,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들의 혹시 모를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외국인선교센터 이지훈 사무국장은 "회원 가입은 진료센터를 소개해준다는 명목으로 사례비를 받으려는 악덕 브로커들을 차단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두 센터의 연계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또 다른 혜택을 가져다 주고 있다. 근로자들은 육체적인 질병에 의한 치료는 진료센터에서, 근로 현장에서 겪은 부당함과 고민, 애로점 등의 카운셀링은 선교센터에서 해결하고 있는 것.
특별히 진료센터를 이용하는 근로자들은 기존의 의료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시스템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팀을 초청해 진료를 해주고 있는 순회진료를 포함한 의료선교의 대다수가 1차적인 진료에만 국한된 것에 반해 진료센터에서는 병명에 따라 완치될 때까지 전주예수병원의 종합적인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 혜택을 받은 이들 중에는 퇴행성 질환의 일종인 희귀병으로 오랜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가 있는가 하면, 식도암 투병자, 중이염 환자 등 천차만별이다.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진료센터는 새 생명을 찾아 주고 새 삶을 제공해 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의 한 임산부가 무료 분만의 혜택을 받기도 했다.
진료를 받은 한 조선족 동포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병원에 갈 엄두도 못내고 망설이기를 여러차례 반복했다"면서, "매일 매일 가시밭길을 걷듯 쫓기는 입장에서 건강을 돌볼 여유가 없었는데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근로자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운영비가 적잖게 소요되는 것은 당연지사. 지난 한 해 진료비료만 1억1천만원이 소요될만큼 수술이나 특수검사를 요하는 환자들이 많아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었다.
현재 진료비의 절반은 전주예수병원에서, 나머지 절반은 익명의 독지가를 비롯해 전주예수병원의 직원과 각지에 흩어진 동문들의 헌금, 바자회의 수익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음알음 찾아오는 환자가 급격히 늘자 체계적인 기금 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구좌 2천원'의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다.
윤채식 소장은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후원 방법으로 계좌이체 모금운동을 택했다"며, "현재 2백50여 명의 후원자들이 매달 2천원씩 후원하고 있지만 환자들이 급증해 재정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외롭게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여호와 라파'의 믿음으로 위로하고 있는 전주예수병원 '외국인 노동자 진료센터'. 진료를 마치고 쫓기듯 발걸음을 재촉하던 한 불법체류자는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인들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에 감사해요.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힘든 일도 많았고,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한국인들의 사랑이 있기에 행복했고, 보람있었다'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겁니다."
sdh@kidokongbo.com
◈ 약ㆍ복음 복합처방, 외국인에 특효
외국인 노동자 진료센터 전문의 윤채식ㆍ이준학 집사
외국인 노동자 진료센터가 전주예수병원 내에 개소된 것은 지난해 이맘때. 1월 15일로 꼭 1년을 맞이했다. 평소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 보호에 관심이 많았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윤채식집사(동신교회)의 아이디어가 밑거름이 됐다.
윤 집사는 "한반도 땅에 같이 살며, 산업의 역꾼으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분명히 우리들의 이웃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내 스스로 미안함과 책임감이 뒤따랐다"며 "병원장인 유봉옥박사에게 개소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흔쾌히 승낙을 받아 의료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막상 개소한 진료센터지만 처음 시행해보는 터라 어려운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윤 집사는 "내 자신이 좋아서 시작한 봉사이기에 일 자체가 힘든 것은 없지만 개소 초기에는 기금 마련에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윤 집사에게 둘도 없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 이는 진료센터의 '쌍두마차' 중 한 명으로, 윤 집사의 선배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이준학집사(여명교회). 전주예수병원 대외협력부의 실무를 동시에 맡고 있기도 한 이 집사는 진료센터의 개소에서부터 현재까지 많은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선교센터가 대외협력부 산하이기에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 개최나 홍보 등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
이 집사는 "진료센터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의료를 통해 전하자'는 병원의 설립 이념에 맞춰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동문들과 전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며, 내부적으로 자부심을 갖고 단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분서주 발빠르게 뛰어다닌 덕에 이제는 환자들이 전국적으로 찾아와 반가운 마음 그지없다는 두 사람. 근로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질수록 불어나는 진료비 마련이 숙제로 남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왜 이 일을 시작해서 고생일까'라는 생각보다는 '이 일을 시작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
"이제껏 그래왔지만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하시기에 든든합니다. 이보다 더 든든한 후원자가 또 계시겠습니까. 하나님의 방식으로 채워지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신동하 기자 sdh@kidokong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