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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빚을 갚다’ - 안승열 목사 1천만원 후원
- 작성자 :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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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4
42년 만에 ‘빚을 갚다’ - 안승열 목사 예수병원에 1천만원 전달
11월 15일 오전 11시, 1965년에 발행된 예수병원 진찰권을 들고 한 여자 분이 예수병원 병원장실을 찾았다. 이분은 익산시 마동에 위치한 은실교회 안승열 목사님(71세), 노랗게 빛바랜 진찰권에는 안월순(어릴 적 부르는 이름), 28세라고 쓴 펜 글씨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녀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지금으로부터 42년 전 1965년 12월 11일 ‘예수병원 진찰권’ 발행일은 안목사가 예수병원 응급실로 실려 온 날이다.
평소에 배가 아팠던 그녀는 어려운 환경으로 병원 갈 엄두를 못내고 그냥 참고 지내다가 결국 탈장으로 장이 파열된 것이다. 그녀와 예수병원은 이렇게 인연을 맺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가족이 전혀 없었던 당시 그녀에게 익산 마동의 캐나다 선교센터의 구미애 선교사가 그녀와 예수병원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 뒤로 3개월 동안 3번의 큰 수술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인공 항문을 만들어 복부로 배설하는 수술, 다음 2번의 외과 수술도 성공적이어서 파열됐던 대장은 정상적인 위치를 찾았고 이전과 같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예수병원에서 3개월간 투병생활 중에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는 그녀는 밑도 끝도 없는 기도를 하게 됐다. “이번에 살려주시면 앞으로 새벽기도도 빠지지 않고 무조건 예수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그 후 5년 후 33세에 현재의 익산 마동에 은실교회를 개척했고 1979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42년간 빚진 마음으로 그동안 예수병원의 소식을 듣고 있었지만 교회 개척과 그 후 어려운 교회 사정으로 지금까지 예수병원에 올 생각은 못했다. 그러다가 매월 받아보던 예수병원 소식지를 읽던 금년 봄 어느 날, 예수병원을 생각하며 갑자기 마음이 뜨거워졌다고 한다. “이제, 외상값을 갚자!” 그 후로도 몇 번을 망설임 끝에 안목사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예수병원을 찾기로 결심을 굳혔다. 안목사가 김민철 병원장에게 건넨 봉투에는 1천만원권 수표가 들어 있었다. 당시를 회상하는 그녀는 “그때 치료비가 얼마였는지 감히 물어보지도 못했지요. 세상 물정도 몰랐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모든 치료를 무료로 치료해 준 예수병원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죠.”
예수병원에 무료로 수술을 받고 지금까지 건강에 아무 이상 없는 안목사는 이웃을 위해 선한 사업에 앞장서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예수병원이 어려움에 처한 그녀를 도왔던 것처럼 그녀 또한 교회에서 어려운 주민을 도와주고 남모르게 학생들의 등록금을 챙겨줬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를 위한 한글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김민철 병원장에게 예수병원에 후원금 기탁을 소문내지 말고 조용히 받아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