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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피임법

  • 작성자 : 백수경
  • 조회수 : 3,690
  • 06-18

맞춤피임법

산부인과 백수경 과장

여성은 약 25년을 피임에 시달리며 산다. 더구나 요즘은 성경험 연령이 낮아지고 아기를 적게 낳으려 하기 때문에, 30년 이상을 임신과 전쟁하며 살고 있는 사람도 많다.

피임에 관한 가장 오래된 의학적 기록은 BC 1850년 이집트의 기록으로, 꿀이나 악어 똥으로 만든 질연고를 사용했다고 한다. 6세기경 그리스에서는 피임을 위해 노새의 자궁이나 정소 또는 말굽을 먹었다고 하며, 벌꿀, 후추, 백반 등을 배합하여 자궁경부를 막는 페사리로 사용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19세기에 현재 쓰이는 자궁경부 페사리와 cap이 개발되었고, 1950년대에 경구용 피임제와 흔히 루프라고 하는 자궁 내 장치가 개발되었다.

아래에는 현재 쓰이고 있는 피임법과 그 특징들을 소개하려 한다.

1.자연 주기법, 배란일 회피법 : 돈 들지 않는 경제적인 방법. 그러나 그 실패율이 40~60%에 달한다.정자가 여성의 몸속에서 수일 간 살 수 있기 때문에 배란 전후 1주일의 금욕기간을 두어야 한다.

2. 성교 중단법, 체외사정법 : 10%가 이 방법을 사용, 실패율이 20~30%. 성행위의 즐거움을 감소시킴

3. 콘돔 : 최근 AIDS의 만연으로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함. AIDS 뿐 아니라 각종 성병의 예방 효과. 생각보다 성병이 많음을 생각할 때 혼외 관계라면 절대 추천. 실패율은 5% 정도

4. 경구용 피임약 : 대부분의 환자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실패율이 0.1% 정도로 낮으며, 난소암, 자궁내막암, 대장암, 유방의 양성혹, 난소낭종, 자궁 근종 등의 각종 질환에 예방효과가 있으며, 생리를 규칙적이게 하고 생리양 및 생리통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골다공증, 자궁내막증에도 효과가 있다.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만 견딜 수 있다면, 완벽한 피임과 건강상의 이로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5. 자궁 내 장치 (루프) :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유독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구리가 일으키는 염증반응으로 정자와 수정란의 이동을 방해한다. 골반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생리양과 생리통의 증가가 올 수 있다. 아기를 분만하지 않은 여성이나 생리통과 허리 통증이 있는 분에서는 좋지 않다. 실패율은 0.6%

6. 살정제 : 크림, 젤리, 좌약 등으로 정자를 죽이는 방법. 사용이 간편하고 성병에 대해서도 보호효과를 갖는다. 그러나 유효기간이 1시간으로 짧고 실패율이 20%정도 된다. 단독 사용보다는 다른 방법과의 병행 사용에 유용하다.

7. 미레나 : 호르몬이 포함되어 있는 루프다. 기존 루프에 비해 염증이 덜하며, 특히 생리양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으로 피임용도 외에 과다생리의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5년 사용이며 값은 30만원. 실패율은 거의 없다.

8. 임플라논 : 팔 안쪽 피부 밑에 이식하는 호르몬제이다. 크기는 연필심 정도의 굵기에 4cm의 길이이다. 이식과 제거는 간단하며, 자궁 내 삽입이 아니므로 염증 등의 염려가 없다. 3년 유효하고 값은 33만원. 실패율은 거의 없고 생리양이 줄어드는 효과도 같이 볼 수 있다. 제거 시 바로 가임력이 회복된다.

9. 응급피임법 : 피임이 전혀 준비되지 않았을 때, 관계 후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노레보 라는 약이 FDA공인 받았고 시판 중이다. 고농도의 호르몬 요법으로 72시간이내에 복용하면, 피임효과가 75%라고 한다. 120시간 내에도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으므로 72시간이 넘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병원을 찾도록 하자.


많은 피임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과 노력이 부족하여, 또는 어떤 방법을 써야할지 몰라 엉겁결에 임신이 되어 당황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자신의 건강상태와 성생활 등을 기초로 전문의와 상의 후 적절한 피임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할 것이다. 혼외관계일 때는 콘돔이 좋고, 자연주기법이나, 체외사정 시에도 살정제로 한 번 더 예방해 주는 것이 좋다. 생리양이 많거나 당뇨가 있다면 루프는 좋지 않고, 혈전증이 있거나 피임을 마친 후 바로 아기를 갖기를 원한다면, 경구피임약이 좋지 않다.

국내에서 연간 시행되는 인공유산 건수가 약 100만 건이라 한다. 성경험의 연령은 낮아지는 데 결혼 연령은 높아지고 있으며, 결혼을 했다 해도 사회 경제적 여건 상 늦게, 적게 출산하는 현실 속에서 피임에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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