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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풍

  • 작성자 : 황민호
  • 조회수 : 4,266
  • 01-16

통 풍

류마티스내과 황민호 과장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통풍을 바람만 스쳐도 그 통증이 뼈 속까지 파고 들어간다고 하여 ‘通風’이라 하였으며, 서양에서는 기름진 음식과 술을 즐겼던 왕족과 귀족들에게 주로 발생했는데 뚜렷한 치료약이 없는 반면 극심한 통증이 반복되고 심각한 관절의 후유장애가 발생한다하여 ‘왕족의 질병 또는 질병의 왕‘이라 전하기도 합니다. 다른 관절염과 달리 통풍은 대사성 질환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통풍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요산은 생명체의 유전정보와 관련된 퓨린이란 핵산의 대사물질이고 대부분은 음식물 섭취나 신진대사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통풍의 유병율은 0.84%(미국통계)로서 대략 40여 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흔한 관절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통풍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없지만, 최근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되고 여러 성인병 질환들이 증가하면서 통풍환자의 수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대부분 95%가 남자에서 발생하고 여자는 60세 이상에서 드물게 발생하여 이른바 남자의 질병으로 얘기하기도 합니다.

통풍의 원인으로는 알콜 섭취,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신기능 저하, 이뇨제를 포함한 약물복용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관절염과 관련된 통풍 발작은 혈액 중 요산이 높은 상태에서 스트레스, 외상, 과식, 과음, 감염, 수술, 약물 등이 방아쇠 역할을 하게되고 형성된 요산 결정체는 여러 조직, 특히 관절에 침착하여 염증반응을 통해 일어나게 됩니다. 통풍의 증상은 일례를 들면, 건강하게 잘 지내던 중년의 남자가 아침에 일어날 즈음에 갑자기 엄지 발가락이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전형적인데, 이러한 증세는 3-4일 후 점차 감소하게 되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면 요산 결정체 덩어리가 피부속에 결절을 이루어 만져질 수도 있습니다.

통풍의 진단은 류마티스 전문의사들이 내놓은 다양한 진단기준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확실한 진단은 관절액을 뽑아서 관절액내의 요산 결정체를 편광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통풍의 치료 목표는 관절염에 의한 통증과 염증을 빠른 시간내에 없애고, 재발을 예방하고 관절의 변형과 신장기능의 유지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선 알아야 할 점은 혈액중의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하더라도 관절염에 의한 통풍의 발작이 없는한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식이요법 등으로 잘 지낼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약물이 필요한 경우로는 통풍의 급성발작으로 관절에 통증이 있고 부어오를 때, 통풍 관절염의 재발을 막으려 할 때, 통풍결절을 녹이거나 생기는 것을 막으려 할 때, 신장에 결석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할 때 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급성 통풍 발작과 관련된 스트레스, 외상, 과식, 음주, 감염, 수술, 약물 등 원인들을 교정하는 것 입니다. 이외에도 혈중 요산치를 높여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으로 비만, 금식,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는 일, 수분섭취가 적은반면 땀을 과도하게 흘리며 운동하는 일 등이 해당 됩니다.

통풍과 관련한 식이요법의 원칙은 퓨린, 단백, 과당 및 지방 함유량이 적게 들어있는 식사를 추천하며 알콜 섭취를 철저히 제한하는 것입니다. 특히 퓨린 함량에 따라 제한하는 음식물로는 청어, 고등어, 참치, 삼치, 멸치 (등푸른 생선), 내장류(간, 염통, 콩팥, 지라, 곱창), 고기국물, 육류와 그 가공품(햄, 소시지, 베이컨), 두류와 그 가공품(대두, 팥, 장류), 콩나물, 숙주나물, 엿기름, 아스파라거스 등입니다.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않는 한 제한할 이유는 없지만,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고 무리하게 땀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끝으로 통풍은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으로 잘 조절될 수 있는 병이며 무엇보다도 통풍은 단순 관절염이 아닌 대사성 질환이란 점과 우리가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신부전, 심혈관 질환 등 여러 성인병 질환들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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