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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혈압- 믿었다 큰 코 다칠라 (주간동아 전문의 칼럼)

  • 작성자 : 임지현
  • 조회수 : 8,402
  • 07-03

* 이 칼럼은 시사주간지 주간동아(6. 19)의 전문의 칼럼에 실린 내용입니다 


 



순환기내과 임지현 과장



 


“혈압이 높다는 얘기는 몇 년 전부터 들었는데, 증상이 없고 혈압이 정상일 때도 있어서 혈압약을 안 먹었어요.”


최근 들어 빨리 걸을 때면 숨이 찬다는 50대 중반 남성 환자의 말이다. 그의 혈압은 170/110mmHg. 흉부 방사선 촬영 결과 심장이 커져 있었고, 심장초음파 검사에서도 심장의 확장과 함께 이미 심장의 수축기 기능이 정상의 50% 수준으로 감소돼 있었다. 고혈압으로 인해 심부전이 생긴 상태였다.


이처럼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즉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수년이 지나 심장, 신장, 눈, 뇌혈관 계통 등의 중요 장기에 합병증이 생긴 뒤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 치료하지 않은 환자도 있지만, 혈압이 높을 때도 있고 정상일 때도 있어 자신이 고혈압 환자인지를 알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도 많다. 따라서 고혈압의 조기 진단과 치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혈압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한다. 측정 시각, 몸의 자세, 정신적 흥분상태, 운동, 술이나 커피 같은 음식물 등에 의해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혈압은 최소 5~10분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두 번 이상 측정해야 하며,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신 뒤엔 30분 뒤, 운동 후엔 1시간 뒤 측정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며칠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혈압을 측정해 140/90mmHg 이상일 때 비로소 고혈압 진단을 내린다. 물론 처음 측정했을 때 혈압이 아주 높은 경우엔 반복 측정해 같은 결과를 보이면 즉시 치료를 시작하기도 한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이완기 혈압 80mmHg 미만이다. 수축기 혈압 140~159mmHg, 이완기 혈압 90~99mmHg인 경우는 1기 고혈압, 수축기 혈압 16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100mmHg 이상은 2기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수축기 혈압 120~139mmHg, 이완기 혈압 80~89mmHg인 경우를 고혈압 전 단계라 하는데, 이 경우에도 적극적인 생활개선 요법과 함께 1~2개월마다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으로 이행하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 정상 혈압인 경우에도 안심하지 말고 최소 1년에 1~2회 혈압을 측정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혈압약을 먹는다고 안심하지 말고, 자신의 혈압이 목표 혈압에 도달해 잘 조절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1년에 1~2회는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여부를 꼭 점검하도록 한다. 자신의 혈압이 정상인지 늘 확인하는 습관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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