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정보

허리둘레를 줄입시다! - 중년비만과 대사증후군

  • 작성자 : 이진희
  • 조회수 : 3,972
  • 12-11


가정의학과 이진희 과장



 


비만은 오늘 우리 시대의 건강을 언급할 때, 그리고 몸짱 열기가 뜨거운 이 사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입니다. 비만을 말하는 데 인생의 어느 시점을 딱히 꼬집어 강조할 필요는 없겠으나 젊은 연령층의 비만에 비해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으로서의 체지방 증가와 근육량 감소, 그 결과 배는 자꾸 나오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체형변화는 연초 어느 기사에서 봤던 젊은 비만, 늙은 비만이라는 머리기사를 떠오르게 합니다.




중년은 젊은 시절의 활력과 패기, 건강을 바탕으로 노년을 준비하며, 맞닥뜨리고 있는 중년 그 시점 자체를 지혜롭고 건강하게 잘 보내야할 시절입니다. 그러나 이시기에 대사 에너지 감소, 활동량 저하, 영양섭취 불균형(과다한 탄수화물과 지방섭취에 의한), 호르몬 변화(성장 호르몬 감소, 여성의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 감소, 남성호르몬 감소)등의 이유로 내장지방이 축적되어 내장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비만이 질병이라는 인식전환이 이제는 보편화 되었습니다. 비만의 정의를 보면, 자신의 키와 몸무게로 계산한 체질량 지수(몸무게㎏/키㎡)가 25 이상이면 비만이고, 23 이상 25 미만이면 과체중이라 합니다. 특히 체질량 지수가 30 이상이면 고도 비만이라 하며 각종 질병에 대한 위험률이 더욱 증가하는 상태가 됩니다. 또한 체질량 지수가 높지 않더라도 허리 둘레(갈비뼈 하단과 장골능 상부의 중간부위)가 남자는 90㎝, 여자는 85㎝ 이상이면 복부 비만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이 밖에도 병원에서 시행하는 정밀검사로 복부 지방 컴퓨터 촬영(CT)을 통해 피하 지방과 내장지방의 실제 양을 측정하여 내장지방 면적이 100㎠ 이상이거나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사이의 비율이 0.6을 넘어서면 내장비만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비만에는 지방의 주분포 위치에 따라 내장비만형(윗배 돌출형, 남산형), 피하지방형(아랫배 볼록형, 허리살 처짐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중년에 찾아오는 비만은 실제로 ‘뱃살’ 이라고 여기며 손에 잡히는 피하지방보다는 내장비만형이 대부분입니다.




비만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각종 성인병과 암에 대한 정보를 보면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심근경색증, 지방간, 담석증, 수면 무호흡증, 통풍, 관절염, 생식기 이상(여성은 불임, 월경불순, 남성은 정자 감소증)등이 있습니다. 암은 여자의 경우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대장암, 담낭암의 위험이 높아지고, 남자에서는 전립선암,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 뿐만 아니라 1980년대 말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대사증후군의 경우, ①허리둘레가 일정수준 이상(남 90㎝, 여 80㎝ 이상 : 아시아 기준), ②혈압이 135/85㎜Hg 이상(현재 고혈압으로 치료증인 경우 포함), ③혈중 중성지방이 153㎎/dL 이상(현재 고지혈증 치료중인 경우 포함), ④혈당이 100㎎/dL 이상(현재 당뇨 치료중인 경우 포함), ⑤고밀도 콜레스테롤이 일정 수준 미만(남 40㎎/dL, 여 50㎎/dL)인지를 살펴보아 이중 적어도 3개의 조건을 만족하면 대사증후군이라 진단합니다. 심혈관 질환의 배경으로 알려져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 이환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사증후군일 경우 심혈관 질환(뇌졸중, 협심증, 관상동맥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40%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05년 세계 당뇨 연맹(IDF)에서는 이중에서 허리둘레의 비중을 최우선 순위로 올려놓아 대사 증후군의 조건에 헐리둘레(남 90㎝, 여 80㎝ 이상)를 필수 항목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를 뒷받침 할만한 근거로 복부비만으로 대변되는 내장비만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당뇨가 5배 더 잘 생기며, 고혈압 3.5배, 심장병은 2배 더 잘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대사 증후군은 우리나라 전 인구의 30% 정도가 이환되어 있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이환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30대: 남 19%, 여 10% → 50대 : 남 27%, 여 45%). 대사증후군을 해결할 방법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적절한 체중조절입니다(허리둘레를 줄이는 것). 이는 곧, 비만을 치료하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적정체중의 유지를 통해 대사증후군의 모든 요소들이 다 개선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중등도의 칼로리 제한, 운동 및 신체 활동의 중등도 증가, 식이조성의 변경(탄수화물, 지방 중심 식사에서 단백질, 섬유소 중심의 식사로의 전화), 저장된 지방을 연소시키는 데 보조적으로 사용될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충을 통해 일차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실패할 경우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비만 개선 약물(뇌의 섭식 및 포만 중추에 작용하는 약물, 소장에 작용하여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 등)의 사용을 고려함과 더불어 몇몇 혈당 강하제 사용(대사증후군의 유발 원인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기여하는)과 지질 개선제 일부(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개선시킴으로써 심혈관 질환의 발생율을 낮추는)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의 진단 조건 하나하나를 볼 때는 크게 병적인 의미가 없어 보이고 특히 중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건강 문제로 간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대사증후군이 중년기, 길게는 노년기까지 연결되는 문제로서 삶의 질 저하와 조기사망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으므로 자신의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특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적인 체중 증가로부터 자신의 체중을 유지하고 허리둘레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