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정보

가을 햇볕은 골다공증에 보약

  • 작성자 : 김지혜
  • 조회수 : 3,702
  • 09-14

가을 햇볕은 골다공증에 보약

내분비내과 김지혜 과장





가을 햇볕은 골다공증에 보약


찌는 듯한 여름도 많은 사람들을 우울하게 했던 장마도 지나갔습니다.
바야흐로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는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전주 천변에도 아침, 저녁 서늘한 공기를 맛보며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여름 동안 자외선 걱정에 햇볕을 피해 다녔다면, 화창한 가을에는 태양의 고마움을 온몸으로 받으며 햇볕을 쬐지 못하는 기나긴 겨울을 준비하게 됩니다. 풍성한 계절 가을에 소리 없이 찾아오는 손님 바로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봅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손님, 골다공증

골다공증이란 글자 그대로 뼈에 작은 구멍들이 많이 생겨 골절이 쉽게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1995년 세계 보건기구는 골다공증을 “골량이 감소하고 골의 미세구조에 이상이 생겨 골절이 발생하기 쉽고 골이 부서지기 쉬운 전신적인 골격계의 질환” 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뼈에 벌집 모양의 구멍들이 많이 생긴다거나 무에 바람이 들어 잘라 보았을 때 구멍이 송송 나있는 상태와 유사합니다. 여성의 경우 평균 50세경에 폐경이 되면서부터 급속한 골소실이 발생하며 70세가 되면 거의 모든 여성이 골다공증에 해당될 정도로 유병률이 매우 증가하게 됩니다.
골다공증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을 보입니다. 골다공증이 생기는 중요 원인은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의 감소 및 연령의 증가이며, 그 외에도 스테로이드제제의 과다 사용 및 갑상선,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등과 같이 약물이나 다른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 외에 가족 중에 골다공증 환자가 있는 경우, 이미 한 번 골절을 경험한 경우, 45세 이전에 조기폐경 되었거나, 1년 이상 무월경인 경우,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 및 흡연 등은 골다공증의 중요한 위험 인자에 해당합니다.

골다공증의 증상과 진단

골다공증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다치거나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엉덩방아 등과 같은 가벼운 외상으로도 손목뼈, 척추, 대퇴골 등의 골절이 발생하게 됩니다. 척추골절은 재채기나 가벼운 물건을 든다든지 하는 사소한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한 번 골절이 발생한 경우에는 향후에 또 다시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많고 허리가 굽거나 키가 작아지게 되고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호소하게 됩니다. 허리가 굽으면 소화불량이나 숨이 차는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고 골밀도 측정을 해 보아야 하며,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특히, 정기검진이 요구됩니다.

골다공증의 예방

다른 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골다공증은 예방이 최선의 치료이며, 충분한 칼슘섭취 및 운동 등을 통해서 젊어서는 높은 골밀도를 유지하고 폐경이 되거나 나이가 든 후에는 골밀도가 더 이상 감소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성장기이거나, 임산부 및 폐경 후 여성 등에서는 하루 1,500mg 이상의 칼슘을 섭취해야 하는데, 칼슘은 우유, 유제품, 해산물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폐경 후 여성이나 노인들에서는 음식섭취만으로 칼슘섭취량이 충분치 못한 경우가 많아 칼슘제제를 같이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햇볕을 많이 쬐면 피부암에 걸리지 않을까, 피부노화가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햇볕을 피해 다닙니다. 하지만 적절히 잘 쬔 햇볕은 약이 되기도 합니다.
가을 햇볕은 봄에 비해 일사량이 적기 때문에 쾌적하고 더 좋습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하루에 한 두 번은 햇볕을 꼭 쬐라고 하면 그저 몸을 움직이고 운동하라는 얘기로 아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부 세포는 햇빛 아래서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비타민 D를 생성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비타민 D는 체내의 칼슘과 인을 흡수, 혈액 속에 보관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가급적 실외에서 햇빛을 받으면서 하루에 30분에서 한시간 정도의 중력이 실리는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면 비타민 D의 생성에도 도움이 되고 골량과 근력의 감소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의 치료

골밀도가 많이 감소되어 있고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골밀도 증가 및 골절예방을 위해 여러 가지 약물치료를 시도하게 되는데, 골형성 촉진제로는 부갑상선호르몬을 간헐적으로 소량씩 주사를 하는 방법이 있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골흡수 억제제로는 여성호르몬,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작용제, 칼시토닌, 비스포스포네이트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성호르몬, 랄록시펜, 비스포스포네이트, 칼시토닌 등과 같은 약물들을 사용했을 때 골절율은 약 50% 정도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골절의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사용함으로서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약물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골밀도검사(1년에 1회), 골교체표지자 측정 등을 병행하여 치료 반응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뼈를 만드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는 없습니다. 다친 후에 좋은 치료를 받으시는 것보다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시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을이 지나면 넘어져서 골절이 생기기 쉬운 겨울이 다가옵니다. 몸의 균형을 잃지 않는 생활습관과 안전 수칙을 잊지 마세요.

▲ TOP